이하늬 배우

2019. 4. 21. 08:32 from 센스있게

이하늬라는 배우가 이렇게 배우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보일 정도로 연기력이 성장했나? 하고 놀랐지요. 놀라운 것을 떠나서 원래 이렇게 끼가 넘치고 잘했었구나! 하는 감탄사도 나올 정도예요. 

이하늬라는 사람이 배우가 아닌, 자연인으로 있을 때부터 옆에서 봤던 교회 지인의 말을 들으면 자연인 이하늬도 심성이 좋고 사람 좋다고 합니다. 집안의 배경을 떠나서 인간 대 인간으로 사람이 괜찮다고 해요. 그런 얘기를 언제 들었냐면 미스코리아에 나왔을 때였어요. 

출생, 학벌, 미모, 지성 등의 자신의 뛰어난 배경과는 달리 주변 사람을 존중하고 마음을 다해서 이야기를 들어준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는 그러려니 했어요. 나랑 얘기한 적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사람의 말이 무엇인지, 방송에 나올 때마다, 영화를 볼 때마다 지인의 말이 자꾸 떠올라서 좋은 평판과 시선으로 배우를 보게 됩니다. 

이하늬 배우는 어머니가 가야금 연주가이죠. 교수이시며 카네기홀에서 연주를 하셨어요. 그 피를 물려받아서 이하늬와 언니도 가야금 연주자인 걸로 압니다. 두 분의 가야금 연주 시디도 나왔어요. 

 알렉스와 함께 나온 파스타로 드라마에 출연하였어요. 

벌써 19년 전 일이네요. 그러더니 여러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자신의 영역을 넓혀갔어요. 

연가시 영화에서 김동완 애인으로 나왔던가요? 이때도 조연급이지만 튀지 않고, 연기를 못하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잘 소화했어요. 처음부터 욕심부리지 않고 배역을 맡아서 연기를 잘 했지요. 

손예진, 김남길, 하석진 주연의 드라마 상어에도 나왔네요. 큰 역할이든 작은 역할이든 스폰지처럼 스토리 안에 스며들어서 하나가 되는 것 같았어요. 연기학을 배우지 않고, 전공도 안 했는데, 처음 연기치 고는 자연스러웠지요. 

그전까지는 연기가 단아한 역할, 커리어 우먼 정도였어요. 눈에 띄게 이하늬의 매력을 느낀 것은 타자였지요. 타자 2에서 맡은 우사장은 코믹하면서도 섹시하고 예뻐서 타짜 1의 김혜수를 떠오르게 합니다. 타짜 1에서는 김혜수였다면 타짜 2는 이하늬라는 배우가 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이때부터 배우 이하늬라고 칭해도 어색하지 않았어요. 

 

이하늬의 빨강색 투피스 차림이 인상적입니다. 베스트 오브 베스트 장면이에요. 그 뒤로 로봇, 소리, 돌아와요 아저씨, 역적 등의 영화에 출연했는데요. 이하늬가 가진 코믹하고 약간은 시니컬하면서도 섹시한 매력은 조작된 도시에서도 또 한 번 나와요. 

조작된 도시에서는 맹한 것 같은 백치미의 매력이 풍겼어요. 그러다가 영화 말미에는 맹한 것 같지만 그 속에 있는 시커먼 야욕, 자신의 계획을 드러내면서 맹한 것이 아니라 시니컬한 것도 포함한 그런 인물이라는 걸 암시했어요. 연기가 풍성하고 입체적이었지요. 

백치미에서 '백치'는 빼고 아름다움의 연속선상에서의 연기를 하나 더 하는데요. 

아름답지만 자신의 콤플렉스와 상처가 많은 가수 '유나'역을 연기합니다. 유나는 진심으로 임태산(최민식분 연기)을 사랑한 여인으로 나오지요. 섹시하고 노래도 잘하고, 상처 많은 아름다운 여자의 연기를 자연스럽게 눈 녹아내리듯 배역에 녹아져서 연기했어요. 

이하늬 배우는 아름다움을 표현할 때 가장 예쁘고 자연스럽다는 생각을 했지요. 

그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역은 브라더에서 어머니 귀신역이었지요. 어머니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연기한 이하늬의 맹하고 엉뚱하고 아름다움은 이하늬가 실제로 맹하고 백치미 뚝뚝 떨어진 순수한 아름다움의 인물일 거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빨간색 투피스가 어울리는 배우였는데, 이 영화 이후로 보라색이 어울리는 여배우였지요. 보랏빛의 배우라면 다변화를 상징하는 것 같지 않나요? 배우로서는 기분 좋을 말 같은데요? 

그래서 코미디와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데, 코미디도 잘 소화하더라고요. 윤계상과 친한 진선규 배우와 커플을 이루는 역할이었지요. 키까지 커서 형사랑 어울리기도 했습니다. 

욕도 찰지게 잘해서 실제로 저렇게 욕 잘하나 싶을 정도였어요. 껄렁껄렁하고 심드렁하고 나대는 역이 진짜 성격 같았답니다. 한 번 코미디의 물을 마신 이하늬 배우는 어쩐 일로 다시 코미디 드라마에 출연했는데요. 여기서도 제격이었어요. 어리숙하면서 코믹하고 맹한 캐릭터를 잘 표현했어요.

이만하면 이하늬의 연기를 예쁜 얼굴 때문에 기회를 얻어서 인기를 얻은 연기로 볼 게 아니었어요. 나름대로 고민하고 내공을 쌓으며 이룬 연기의 쾌거라고 할까요? 그런 면에서 칭찬을 해주고 싶네요. 지인의 말을 빌리면 성격까지 좋다는 그녀이니까요. 

 

 

Posted by 줄리정 :